2040 Seoul.

2021. 7. 10. 16:55blog/black comments

 

2040 서울

코로나, 세계경제불황, 인플레이션.

오늘을 통해 내일을 불안해하며 가속하던 서울의 엔진이 멈추었다.

 

우리 윗집 부부는 먹고 사는데 있어 그나마 걱정이 없는, 나름 유명 BJ다.

그들은 먹방으로 코인을 모아 하루하루 살아간다.

목표 코인을 돌파하면 부부가 교대로 변을 보고, 서로 나누어 먹는 방송을 한다.

 

우리 집은 5년 전 아버지가 행방불명되신 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 왔다.

어머니는 친척들과 연락을 끊고, 청소 매춘 마약 무엇이든 하며 우리 남매를 홀로 키우셨다.

우리 집의 희망은 14세가 된 여동생이 국내 3대 매춘기획사 최종면접에 통과했다는 일이다.

 

최종면접에 통과한 여동생은 다음 주부터 기획사의 숙소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나는 지하농장에서 모은 돈으로 여동생을 축하하는 가족 외식을 준비했다.

제대로 된 식사에 들뜬 가족이었지만 조용히 문을 잠그고 표정을 숨긴채 시내로 향한다.

 

거리엔 장기를 팔아 팔다리가 없는 노숙자와 매춘으로 살아가는 10대 남녀 아이들로 활력이 넘친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나는 주머니 안에 손을 깊게 찔러 넣어 칼자루를 손으로 확인한다.

제대로 된 고기를 사용해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식당에 다다를 즈음,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가속을 하던 자동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이를 치고 도주했다.

차에 치어 꿈틀대는 아이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무장 경찰이 몰려와 신속하게 구급차량을 요청, CCTV를 전송, 사건주변을 정리했다. 

 

5분이 안되어 구급차량이 도착했다, 무장경찰을 뚫고 스스로를 어머니라 외치는 사람이 등장했다.

경찰은 신분확인을 요청했지만 슬픔에 절규하는 어머니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최근 장기매매가 번성하여 가족인척 행세하며 장기를 판매해 코인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구급대원은 경찰에게 이동 중 확인하겠다며 환자와 어머니를 구급차에 탑승시키고 현장을 벗어났다.

떠나가는 구급차량의 번호판을 보니 사설구급업체다.

하나의 장기가 둘이 되었고, 구급업체는 장기 값을 내지 않고 두 개의 장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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