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개돼지가 아닌가?

2017. 5. 7. 18:49blog/note



국민은 개돼지라는 발언에 분노를 느끼면서, 반면 국민이 개돼지가 아닌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2012년 겨울, 50%를 넘는 득표율로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명박의 4대강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후보가 다시 당선되었습니다.

당선의 이유에 여러가지 정치적 후광도 있었지만, 당시 야당의 대표인 문재인이 너무나 무력했습니다.

야당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정세 속에서도 다시 여당의 대표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박근혜에게 밀린 야당의 대표가 (박근혜 후광을 등에 업고) 다수의 지지속에 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 후보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은,

고지식한 원칙주의자 입장에서 볼 때, 그의 공약이 너무나 박근혜스럽기 때문입니다. (*기회주의적 포퓰리즘 공약)


비딩을 위한 문건에 시간과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현실성 없는 CG만을 가득채운, '일단 되고보자!' 라는 책임감 없는 제안서 같은.

사업 제안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러한 부풀려진 허위 제안작업이 대부분 당선되고 있습니다.

제안서를 평가하는 이들이 현장을 책으로만 배우 대학교수들이거나, 연명과 승진(서류상 성과)을 필요로 하는 공직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지속적인 가치를 남겨보자'는 뜻있는 기업은 아이 취급 받으며 실패하고, 

일단 화려하면 장땡이라 밀어붙이는 기업들은 공직과 교육사회와 끼리끼리 어울리며 성공합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현실은 수십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선후보의 공약을 검증하기 위한 원칙은 무의미합니다. 

단지 박근혜가 없는 야당의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추측과 믿음이라는 순수한 이유만으로 문재인을 다수가 지지합니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어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그를 지지했던 다수는 단지 '배신'이라 말하며 문재인을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순수하게 그를 믿었다면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상황과 목적에 따라 순수는 또하나의 범죄적 행위다.)


박근혜가 탄핵되는 과정에서 그녀의 탄핵을 요구하는 성난 외침은 들리었지만,

과거 그녀를 지지하고 그녀를 당선시켰던 지지자들의 반성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국민에게 투표의 권리는 있으나, 투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는걸까?


토미 더글라스의 '마우스랜드'를 보면서,  

국가권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같지만, 우회적으로 바라보면 항상 고양이에게 충성하고 있는 국민들의 무지함을 직면하게 됩니다.

(본질적 문제는 쥐에게 있다.)


대통령 후보의 자질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민의 자질이라 봅니다.

박근혜와 같은 사람이 당선된 이유는, 국민의 다수가 박근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선거는 '다수 국민의 선택, 다수 국민의 책임'이다.


국민 스스로의 책임에 대한 비판없이 또 다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과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척, 알고있는 척 하고 있지만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자발적 노력은 부족하다 봅니다.

SNS에 투표를 독려하는 몇개의 문장을 남기고, 선거장소에 찾아가 투표하였음을 인증하는 것만으로도 모범국민처럼 포장되고 있습니다. 

다를 것이다라고 믿고 있지만, 국민이 바뀌지 않는 한, 정치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개선되지 않는 낙후된 환경에서 좋은 제품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국민이 바뀔 때 정치가 변화하고, 국민의 요구와 자질에 맞춰 좋은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화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면,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라고 말 할 수도 없습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당선 이후에도 지속적인 국민의 참여와 요구가 필요하겠습니다.

좋은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 아닌, 국민이 만들어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