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and Her Daughter

2016. 4. 4. 14:19blog/art+

 

오랜만에 보는(읽는) 그림하나.

 

Henri-Francois Riesener(Henri-François Riesener) - 'Mother and Her Daughter'

 

 

앙리 프랑수아 리스네르(앙리 프랑수아 리즈네)

 

그다지 잘 아는 작가는 아닙니다.

 

1767년에 태어나 1828년에 끝. (1767.10.19.~1828.2.7.)

 

60년정도 살았으니, 그당시에는 꽤 살만큼 살았고, 말년까지 작업을 계속한것 보니 건강상태도 좋았던 것 같아 굶주린 화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소개하는 한장의 그림에 매료되어 다른 작업도 살펴보았는데.. 그다지 작업의 기복이 심하다고 생각됩니다.

 

한작가의 작업이 맞는지, 카피같거나 제자의 습작같은 느낌이 드는 작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인에게 미안하지만) 페이(pay)에 따라 작업의 완성도가 달라지는 건 아닐까? 하고 살펴보았는데,

 

작업만으로 유추하는 대상(인물)의 당시 계급과는 무관하게 오히려 서민층에 다가가는 대상의 그림일 수록 자연스럽고 완성도가 좋다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때 잘 그리는 흔한(좋은) 타입이겠죠.

 

 

 

18세기에 태어나서 활동했기에 역시 신고전주의라는 범주에 포함됩니다.

 

태어나고 죽은 것을 보면 나폴레옹이랑 거의 비슷하게 태어나 거의 비슷하게 죽었습니다.

 

당시 트렌드(히어로 스타일)에 동참한 그림작업도 수두룩 합니다.

 

 

 

신고전주의에 대해 그리스 로마의 고전주의의 계승이라고도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보는 신고전주의는 그냥 바로크(로코코) 양식이후의 시대적 변화에서 나온 바로크 이후의 것이라고 봅니다.

 

바로크 이후의 신고전주의나 낭만주의나.. 그냥 돈을 받고 인물을 중심으로 그렸나? 시대를 기록했나?의 차이일뿐 크게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이런 족보스럽게 시대의 트렌드를 구분하는 미술사조가, 그냥 아무생각없이 즐겨도 괜찮았던 작품을 번잡하게 만든 원흉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냥 모더니즘이 끝나고, 시작된게 포스트모더니즘일 뿐입니다.

 

쉽게 보면, 그냥 모더니즘 시즌1이 끝나고, 모더니즘 시즌2가 시작되었다입니다.

 

(그렇다고해도 ... 물론 이 번잡함에서 벗어나긴 힘들고요;;; 그러니 이렇게 그림한장 놓고 주저리주저리 헛소리로 아까운 바이트를 까먹는;;;)

 

 

 

다시 작가(앙리 프랑스아 리스네르)로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이 작가의 작업이 수두루하게 뜹니다.

 

신고전주의라는 묶음 상품에 포함되어 있지만, 시대를 대표할만큼의 탑글래스 인지도는 없습니다.

 

 

 

공작이라던지, 어떤 최상의 귀족계급을 그린 그림은 별로 없고,

 

백작의 부인이나.. 남작 이하의 ... 계급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이 많습니다.

 

꽤나 저렴하지만 가격대비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작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나름 금수저입니다. 아버지 손재주가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이 작가의 그림을 아까운 용량을 까먹으며 기록하는 것은,

 

이 시람 뭔가 나름 기억해야할 가치가 있습니다.

 

뭐라 정의하긴 어려운데,

 

인물을 중심으로 그리는 작가의 작업중

 

1) '인물의 특징, 대상이 요구하는 이미지'를 강조하여 '인물의 형상안에 대상의 요구이미지를 발산하는 작품'이 있고,

 

2) '순수하게 보이는 대상(인물의 특징)만을 기록하듯 그리는 작품이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인물화가 1)번에 포함됩니다. 그레이트하고 그레이트한 흔한 역작들...

 

2) 번의 경우도 흔하지만 대부분 1)번을 그리려다 실패해서 남겨진 2)번이 많다고 봅니다.

 

 

 

앙리 프랑스아 리스네르의 작업또한 1)번이 되고 싶었던 2)번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조금 다른게, 자유로운 대상(부담없는 인물)에 다가갈 수록 그림속의 인물의 현재상태나 감정이 전달되는 듯한 훌륭한 2)번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조금 오버하면, 신고전주의적 화풍에 인상주의를 담았다고도 말합니다.

 

 

 

Henri-Francois Riesener(Henri-François Riesener) - 'Mother and Her Daughter'

 

 

 

 

 

 

200년전 그림입니다.

 

작품의 제목을 보지 않아도, 제목을 알 수 있습니다.

 

누가봐도 엄마와 딸, 유전적 판박입니다.

 

엄마는 30세 초반에서 중반정도.

 

딸은 10세에서 13세 정도로 보입니다.

 

그림을 딱 보면서 아쉬운 부분은, 이 작가가 얼굴은 잘그리는데, 목선 이후로 내려가는 전체적인 완성도는 많이 어색합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엄마의 목걸이에 그려진 그림... 적당히 뭉게 표현된것이 아쉽습니다.

 

남자아이로 보이고, 전쟁에 보내기에는 어리고,

 

아마도 전쟁에 보내졌거나, 병으로 죽었거나 안타까운 사연이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좀더 접근하면,

 

어머니의 눈에서부터 피로감이 쓸어내리듯 전달됩니다.

 

괜찮다라는 표정을 하고 있지만, 괜찮지 않은 삶의 고단함.

 

귀족계급치고는 수수한 복장, 특별한 장신구 하나 없고, 붉은 드레스에는 작은 상처까지 있습니다.

 

남편으로 전쟁으로 떠난것일까? 라는 생각도 남겨봅니다.

 

 

반면 딸은 어리지만 성숙한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나이만큼의 철없는 순수함은 찾을 수 없고, 어머니를 지키고자 하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가 전달됩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미망인과 어머니를 지키는 딸.

 

 

 

인물화는 다향합니다.

 

대다수의 인물화는 '나 이만큼 위대해, 나 이만큼 잘살아, 나 이만큼 화려해' 등 보이는 것에 충실합니다.

 

반면,

 

이 작품은 보이는 것은 수수하지만 이 모녀가 분명히 200년전에 생존했고, 정지된 모녀의 기록이 200년의 시간을 넘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치 옆에서 지나가는 버스창안의 모녀와 우연히 눈이 마주친듯한 느낌.

 

 

시간도 틀리고 나라도 다르지만,

 

웬지 200년전의 모녀를 나는 기억해야 할 것 같은. 미친것 같지만 어디선가 우연히 만난 것 같은.

 

 

상징화된 박물관의 멍하니 미소짓는 모나리자보다 이쪽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