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상상 할 수 없는 종이 작업

2013. 5. 5. 00:07blog/art+

2004-02-13 12:12:58,

 

「오리가미 !! 환상과 동심의 세계로」 | 1.2~2.22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

 

 

일본 전통 종이접기 공예 오리가미(Origami)가 왜 그토록 유명한지 직접 보게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종이로 재현된 작은 작품들을 보는 동안 흘러나오는 감탄을 애써 누르면, 비밀을 풀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 감동은 단지 알고 있는 종이접기 이상의 것을 보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직 전시를 보지 않았다면 "종이 접는 게 뭐 별거냐"며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본 사람은 이젠 '종이'가 그리 쉽고 만만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오리가미 작품은 기술과 노하우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쌀알에 애국가를 쓰는 사람을 보고 흔히 "그게 인간이냐?"라고 말한다.
오리가미 역시도 일본의 전통공예답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정교함과 노력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자르거나, 테이프 등을 사용하거나, 여러 장을 사용하지 않는 오리가미의 규칙아래서 다양한 표현에 도전하고 성공하는 것은 오리가미뿐만이 아닌, 일상의 어려움이 결코 절대가 아님을 깨닫게 하는 희망의 용기가 된다. 안 된다는 부정적인 사고를 버리고 도전하는 사람만이 오리가미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오리가미는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으며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직경이 아주 큰 우주망원경을 우주로 내보내기 위해 오리가미 기술을 응용한 우주만원경이 개발되고 있고, 자동차의 에어백 기술에 사용 중이며, 종이처럼 접혀있는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오리가미는 과학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서양인들에게 즐거운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전시엔 공룡과 동물, 일본 전통 풍물뿐만 아니라, 오리가미와 화지인형 제작기법으로 완성한 <조선통신사 행렬>이 선보였다. 작품 길이 7m에 달하는 <조선통신사 행렬>은 사실적인 재현과 작은 인물들의 섬세한 묘사로 아직 끝나지 않은 기나긴 행렬의 계속됨을 보는 듯하다.